PUBG UGC 준비 및 게임 디자인에 대한 발자취를 기록하는 첫 시작으로, 한국인이 열광하는 FPS 맵 ‘서든어택: 웨어하우스’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컨테이너를 위주로 구성한 이 맵에서 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열광을 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 어떤 건축학적 요소나 레벨 디자인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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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모난 뼈대 속, 2% 부족하게 완벽한 대칭 구조
‘서든어택: 웨어하우스’ 맵을 보면 네모난 평면 구조 뿐만 아니라 지형지물 역시 박스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 팀의 스폰 지점에서 주요 동선까지 거리가 똑같도록 보여, 누가 봐도 ‘공평하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건축학적으로 보면, 이 맵은 복잡한 요소 없이 가장 기본적인 도형인 직사각형 볼륨으로 뼈대를 잡았습니다. 그 덕분에 플레이어는 맵을 한눈에 파악하고,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오로지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데요. 수많은 맵 중에서도 유독 웨어하우스가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이유가 바로 이 ‘거시적인 대칭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시적인 대칭 구조’는 완벽하진 않아요. 한쪽의 작은 상자 더미가 다른 쪽에는 없는 것처럼, 미세한 비대칭이 존재하죠. 저는 이처럼 대칭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작은 반전을 통해서 플레이어에게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숨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찾아내는 재미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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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컨테이너 더미의 평면적, 입체적 전투 환경 조성
웨어하우스는 중앙에 놓인 컨테이너 더미가 맵 전체의 흐름을 지배합니다. 이 컨테이너 더미는 맵의 ‘심장’ 역할을 하며, 어떤 길을 택하든 결국 플레이어들은 컨테이너 더미를 마주하며 중앙으로 모이게 되는데요.
컨테이너를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총격전이 벌어지고, 좁은 틈 사이로 적을 노리는 심리전도 펼쳐집니다. 단순히 벽과 바닥만 있는 게 아니라,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는 플레이어가 발생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위를 올려다보는 수직적인 동선이 있다는 점이 이 맵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또한, 각 팀의 베이스에서 연결되는 설비 파이프라인 통로인 ‘개구’는 중앙 컨테이너 전투를 우회하여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침투하거나 기습할 수 있는 전략적인 동선을 제공하는데요. 덕분에 웨어하우스는 평면적인 전투를 넘어, 입체적으로도 상하좌우를 오가는 전략 싸움을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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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장거리 지옥, 근거리 천국, 플레이어 행동 유도
웨어하우스의 또 다른 특징은 맵의 모든 요소가 플레이어의 시야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컨테이너, 나무 상자, 벽 등 모든 구조물이 의도적으로 주요 시야를 가리고 틈을 내어주기도 합니다.
덕분에 이 맵은 중장거리 저격수에게는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길고 명확한 저격 라인이 없기 때문에, 웨어하우스에서는 돌격소총이나 샷건으로 무장한 플레이어들이 주도권을 잡기 수월하게 됩니다. 모든 교전이 코너를 돌아 마주치는 근접전 위주로 펼쳐지면서, 특유의 긴장감과 속도감이 만들어지는데요.
이처럼 웨어하우스는 맵의 모든 공간이 ‘플레이어 행동 유도 기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레벨 디자인의 기본 요소를 구성하는데 있어 참고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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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석을 통해 웨어하우스가 단순한 컨테이너 더미의 구성 속에 기능적인 설계 원리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이를 바탕으로 PUBG UGC에 웨어하우스를 재현할 계획임을 밝히며 글을 마무리합니다.